잘 보이고 싶어서 망쳐버린 순간들
가끔은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평소의 나와 다른 행동을 할 때가 있다.
별로 웃기지 않은 말에도 괜히 크게 웃고, 잘 알지도 못하는 이야기에 아는 척을 하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덧붙인다. 가만히 있으면 될 일을 괜히 나서서 하다가 일을 망치기도 한다.
돌이켜보면 그냥 평소처럼 행동하면 됐을 일들이다. 그런데 그 순간에는 그러지 못한다. 조금이라도 더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고, 조금이라도 더 센스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남들보다 재미있는 사람이고 싶고, 무시당하지 않을 만큼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
그러다 꼭 실수를 한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아까 했던 말이 생각난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그냥 가만히 있을걸. 그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상대방은 별생각 없이 지나갔을 일인데 나 혼자 몇 번이고 장면을 되감는다.
이미 끝난 대화인데도 머릿속에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상대방의 표정을 떠올리고, 말투를 곱씹고, 혹시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혼자 결론을 내린다. 다음에 만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까지 미리 고민한다.
웃긴 건 그렇게 후회하면서도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오면 또 잘 보이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조금 더 재치 있게 말하고 싶고, 이번에는 무시당하고 싶지 않고, 이번에는 저 사람이 나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마음먹고 나면 오히려 더 부자연스러워진다. 자연스러워 보이려고 애쓰는 순간부터 이미 자연스럽지 않은 사람이 되어버린다.
어쩌면 나는 사람들을 대하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 초라해 보이는 나 자신을 견디는 게 어려운 건지도 모르겠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면 되는데 괜히 아는 척을 하고, 재미없는 사람으로 보일까 봐 하지 않아도 될 농담을 하고,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별것 아닌 반응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나를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는 마음 하나 때문에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까지 하게 된다.
그러고 나서 후회한다.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 대체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사실 누구도 나에게 그렇게까지 잘 보이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내가 혼자 기대하고, 혼자 긴장하고, 혼자 실망한 경우가 더 많았을 것이다. 상대방은 나를 평가하느라 바빴던 게 아니라 그저 자기 하루를 보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누군가의 기억 속에 괜찮은 사람으로 남기 위해 정작 내 하루를 망치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고,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고,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는 더더욱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 그런 마음 자체를 없앨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이제는 그 마음 때문에 나를 너무 우습게 만들고 싶지 않다.
어떤 예능의 연예인에 대한 댓글을 보았다. 자존감이 높은건 자신을 높이는게 아닌 자신을 되돌아보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나는 참 초라한사람이다. 그리고 가끔 어색하게 말하고, 분위기를 잘못 읽고, 실수하는 모습까지도 그냥 나의 일부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더라도, 그 마음 때문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연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려고 애쓰다가, 정작 나 자신에게는 자꾸만 실망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전체 글
- 결국은 타인이 아닌 나다. 2026.10.31
- 나는 나로서 좋아하고 싶다 2026.10.31
- 그리디Greedy 알고리즘 예시와 문제 2026.02.03
- 백준11866 요세푸스 문제 python 파이썬 2026.02.03
- 깃허브 데스크탑 브런치 만들어서 merge해보기 2026.02.03
- 백준10814Silver 4 나이순 정렬 python 2026.02.03
- 백준1003 피보나치 함수 python 파이썬 2026.02.03
- 23년도-2분기-결산 2026.02.03
결국은 타인이 아닌 나다.
2026. 10. 31. 01:10
나는 나로서 좋아하고 싶다
2026. 10. 31. 00:54
너라는 주체가 없잖아.
좋아하는 것조차 남에게 맡겨서 되겠어?
누군가의 취향을 빌려 좋아하고,
누군가의 기준을 빌려 살아가다 보면
정작 내 안에 남는 건 무엇일까.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 말고,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을 알고 싶다.
내 삶의 취향만큼은 누구에게도 맡기고 싶지 않다.
그건 아마 우리 잘못은 아닐거야
그리디Greedy 알고리즘 예시와 문제
2026. 2. 3. 12:31
백준11866 요세푸스 문제 python 파이썬
2026. 2. 3. 12:31
깃허브 데스크탑 브런치 만들어서 merge해보기
2026. 2. 3. 12:30
백준10814Silver 4 나이순 정렬 python
2026. 2. 3. 12:30
백준1003 피보나치 함수 python 파이썬
2026. 2. 3. 12:29
23년도-2분기-결산
2026. 2. 3. 12:24